Salzburg Panorama © Tourismus Salz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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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에 울려 퍼진 « 성전의 종소리와 추모 메세지 »

14 minutes de lecture

프랑스에서 동쪽 방향으로 스위스와 독일 남부를 지나 알프스 산맥의 마지막 언저리에 이르면 오스트리아 국경 옆에 오밀조밀한 모양새의 아담한 도시가 나온다. 유럽 최고의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는 여름 축제가 열리는 잘츠부르크는 해마다 7중순부터 8말까지 연극, 오페라, 교향악과 실내악 독주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에게 엄선된 양질의 공연 무대를 선사한다. 유럽 공연 예술의 성지로서 역사를 쓰며 100전통의 문화 유산으로 자리 잡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실내악 아티스트로 초대된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두 젊은 아티스트와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트리오 엘레지악 2번에 담긴 추모 정신을 일깨워 주었다. 다시 한 번 그의 진중한 음악적 소신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Georgijs Osokin, Giedré Dirvanauskaité et Gidon Kremer au festival de Salzbourg © SF / Marco Borrelli
Georgijs Osokin, Giedré Dirvanauskaité et Gidon Kremer à Salzbourg © SF / Marco Borrelli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모하며

어느새 일흔 중반이 된 라트비아 출신의 노장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의 연주를 오랜만에 접할 수 있었다. 그가 아끼고 지원하는 젊은 연주자 둘, 여류 첼리스트 Giedré Dirvanauskaité, 피아니스트 Georgijs Osokins 와 함께한 무대에서는 얼마전 발매된 기돈 크레머의 라흐마니노프 실내악 음반에서 받았던 감흥이 그대로 느껴져서 매우 반가웠다.  비르투오조적 기량 위주가 아닌 온전히 음악적 메세지 전달을 위한 성실한 몰입으로 기억되는 음반에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다니일 트리포노프가 솔리스트적인 기량을 대폭 양보하고 선배 거장 기돈 크레머의 음악적 방향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파트너들과 호흡을 했던 점이 인상 깊게 기억에 남는다. 바로 그 음반에도 참여했던 리투아니아 출신의 여류 첼리스트가 이번 무대에 함께 등장했는데, 그녀는 기돈 크레머가 창단한 실내악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에서 첼로 수석을 맡고 있는 실력파이기도 하다. 가슴에서 울려져 나오는 목소리를 떠올리는 그녀의 깊고 풍부한 첼로 소리는 « 기도 » 혹은 « 헌정 »을 테마로 한 라흐마니노프 음반 프로젝트 관련 평단의 점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어 더더욱 각별한 기억을 남겼다.

스무살의 라흐마니노프가 존경하던 멘토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트리오 엘레지악 2번은 그래서 « 어느 위대한 예술가를 추모하며 »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코프스키 서거 당일날 바로 작곡에 착수했으며 형식과 분위기 면에서 멘토 작곡가의 트리오를 모델로 삼아 – 차이코프스키 트리오 역시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로 쓰여졌고 2악장에서 테마와 변주곡 형식을 담고 있다 –  2악장을 테마와 변주곡 형식으로 작곡했다. 또한 라흐마니노프는 본인의 교향시 « 바위 The Rock »의 테마 모티프를 트리오 엘레지악 2악장의 테마로 썼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전도유망한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를 지지했던 차이코프스키가 격찬을 하며 본인의 지휘 무대에 올리기로 계획했던 작품이다.

Gidon Kremer
Gidon Kremer © SF / Marco Borrelli

기돈 크레머의 진중한 예술 철학과 소신

이번 무대의 피아노 파트는 음반과는 달리 Georgijs Osokins가 참여했다. 거대한 솔로 공연 프로젝트 투어가 연달아 잡혀있는 슈퍼스타 트리포노프를 잘츠부르크의 실내악 무대에서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던 듯 싶다. 이번 무대에서 함께한 오소킨스는 조성진이 우승했던 2015년도 쇼팽 콩쿠르에서 결선까지 올라갔던 피아니스트이다. 그는 앙상블 경험이 체득된 섬세한 연주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무리하게 본인의 소리가 도드라지지 않도록 하면서 파트너들의 소리의 성격과 울림을 파악하는 센스가 매우 돋보인다.  40여분 간 음악적 메세지에 몰입된 세 연주자의 소리에는 필요 없는 기량적 거품은 철저히 제거되어 있다. 오로지 애도와 추모의 메세지에 충실한 화합의 소리만을 들려준다. 아르보 파르트가 크레머에게 헌정했던 Fratres에서 울리던 성전의 종소리는 트리오 엘레지악 도입부의 종소리와 묘하게 연계성을 띄면서 프로그램 전체의 추모 분위기를 상기시킨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소위 ‘한때 날렸던 솔로 주자 기돈 크레머’의 소리가 일흔 중반을 넘기면서 옛날 같지 않아 – 그의 소시적 앨범에서 칼같이 날카롭고 명료한 소리를 접하면 이점을 금방 느낄 수 있다 – 다소 아쉬웠으나 그의 진중한 예술적 소신은 높이 살 만하다. 그의 프로그램 구성은 이점을 잘 반영한다. 그는 크레메라타 발티카 앙상블과 함께 폴란드 작곡가 바인베르크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무대 1부 순서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부조니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소개하는 성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8월 1일 저녁 7시 30분, 모차르테움 대강당

Gidon Kremer, violin / Giedré Dirvanauskaité, violoncelle / Georgijs Osokins, piano

Arvo Pärt – Fratres
Ferruccio Busoni –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2
Serge Rachmaninoff – Trio élégiaque N.2 « A la mémoire d’un grand artiste »

 

 

Passionnée de musique depuis son plus jeune âge et pianiste accompagnatrice, Marine partage ses émotions au travers de ses chroniques. Elle collabore en tant que rédactrice avec différents médias français et coréens spécialisés dans la musique classique. Diplômée du cursus professionnel « Administrateur / Producteur Projets Musicaux » à l’Université Paris X, Marine est conseillère artistique et développe divers projets artistiq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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