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chmaninov dvd
Le DVD Rachmaninov

라흐마니노프에게 향수와 영감을 불러 일으키던 꽃 라일락

12 minutes de lecture

영화 « 라흐마니노프 »

 

감독 : 파벨 룽긴 감독
출연 : 에프게니 찌가노프, 알렉세이 페트렌코, 빅토리아 이사코바, 미리암 세콘

Condor Entertainment, 2007

 

20세기 마지막 낭만주의 작곡가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망명 전후 삶을 그린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5년 DVD로 출시된 « Rachmaninov »는 Pavel Lounguine이 2006년 « Lilacs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작품으로, 1917년 러시아 혁명 전후의 작곡가의 파란만장한 삶을 라일락이라는 상징적인 매개체를 통해 그려간 영화이다.

모스크바 음악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겸 지휘자 라흐마니노프가 고국인 러시아를 떠나 미국땅을 밟으며 어쩔수 없이 본인의 방향과는 다른 «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 »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러시아 시절 촉망 받던 작곡가로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플래쉬백으로 교차된다.

원제에서 암시되듯이, 작곡가에게 있어 « 라일락 »은 고국인 러시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감의 원천이며, 젊은 시절의 관능적인 사랑의 단면이자 삶의 욕구를 다시 불러 일으키는 마법의 꽃이다.  실제로, 라흐마니노프에게 라일락을 끊임없이 선사했던 익명의 여인이 존재했는데 (a certain Ms.Rousseau…) 그의 연주나 지휘 무대, 작곡 발표회에는 어김없이 그녀가 보내온 라일락 향기로 가득했었다고…

L’acteur Evgeniy Tsyganov incarne Rachmaninoff
L’acteur Evgeniy Tsyganov incarne Rachmaninoff © N. Razina

미국 땅을 밟기가 무섭게 쉴 틈 없이 계속되는 바쁜 연주 일정과 그로 인해 느끼는 중압감을 정신없이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숨가쁜 질주를 통해 상징적으로 그려낸 장면이 매우 인상적인데, 명세기 최고의 피아노 제조사 « 스타인웨이 »의 아티스트 마케팅으로 적극적인 후원을 받는 러시아 출신의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는 고국 러시아에서 익힌 « 예술을 본질로 하는 피아노 연주 »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미국의 « 자본주의 스타 시스템 »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지만 생계를 위해 그에 반발하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음을 표현한다.

교향곡 1번과 피아노 협주곡 2번은 각각 실패와 성공을 상징하며 스토리 전개상 중요한 작품으로 영화에 등장한다.   모스크바 음악계에서 가장 유망한 작곡가/피아니스트로 떠오르던 24세 청년의 야심작 1번 교향곡의 초연은, 차이코스키, 타네예브를 필두로 한 모스크바 악파의 기대뿐만 아니라 성 페테르부르크를 중심으로 한 5인조를 (림스키 콜사코프로 대표되는 악파로 러시아 전통과 향토성에 더 중요성을 부여하며 모스크바의 아카데미즘을 부인함) 자극하던 중요한 자리였으나…초연의 지휘를 맡았던 글라주노프의 알콜중독과 성 페테르부르크 5인조 멤버이자 당시 저명한 평론가였던 쎄자르 뀌(César Cui)의 혹평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간다.   이로 인해 깊은 좌절의 늪으로 빠진 라흐마니노프는 암울한 슬럼프를 보내며 급기야 교향곡 1번 악보를 파기하기에 이르나, 달 박사의 최면치료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고 그 유명한 협주곡 2번으로 재개함과 동시에 미국 무대에서 크게 성공한다.

L’acteur Evgeniy Tsyganov incarne Rachmaninoff
L’acteur Evgeniy Tsyganov incarne Rachmaninoff © N. Razina

시종일관 라일락의 취할듯한 배경 위에 작곡가의 낭만성이 전면 부각된 설정이라 자칫 그의 진정한 음악세계는 간과해 버리기 쉬운 점 그리고, OST 역시 그의 프렐류드 Op.3-No.2, 교향곡 1번, 협주곡 2번 세 곡 위주로만 반복되고 있어 실제 작곡가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은 –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는, 그의 이름을 대면 먼저 떠오르는 피아노나 교향곡 레파토리 외에도 오페라 (Aleko, Miserly Knight, Francesca da Rimini), 종교음악 (Vespers, Liturgy of Saint John Chrysostom) 및 성악곡 등 진정한 음악세계가 담긴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 미처 소개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나, 우수 어린 낭만이 가득한 라흐마니노프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작곡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게 해주는 영화로 추천한다.

창작열이 최고조에 달했던 드레스덴 체류기(1906~1909)의 작품과 – 교향시 « 죽음의 섬 »을 비롯 소나타 1번, 교향곡 2번, 협주곡 3번, 미완성 오페라인 « 모나 바나 » 등 – 그의 음악 세계에 영향을 끼친 다른 음악인들과의 교류와 우정이 – 차이콥스키, 테너 샬리아핀, 소프라노 니나 코셰츠, 구스타프 말러, 크라이슬러, 죠제프 호프만, 호로비츠 – 다음번 Pavel Lounguine의 속편에서 부디 다뤄지기를 기대해보며…

 

Passionnée de musique depuis son plus jeune âge et pianistes accompagnatrice, Marine partage ses émotions au travers de ses chroniques. Elle collabore en tant que rédactrice avec différents médias français et coréens spécialisés dans la musique classique. Diplômée du cursus professionnel « Administrateur / Producteur Projets Musicaux » à l’Université Paris X, Marine est conseillère artistique et développe divers projets artistiques.

Derniers articles de Korean

%d blogueurs aiment cette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