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manja Radulovic
Nemanja Radulovic © Andrada P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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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스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루마니아 최고의 문화 축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네마냐 라둘로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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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첼리비다케,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 디누 리파티 그리고 라두 루푸… 걸출한 클래식 음악가들을 배출한 나라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그곳은 오랜 기간 공산 체제의 그늘과 차우체스쿠 독재로 암울한 잔재의 흔적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획일적인 외관의 콘크리트 건물들과 한 때 고색창연 했을 듯 한 건물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채 쾌쾌한 냄새를 풍기며 슬프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현대식 건축물과 자본주의 냄새를 독하게 풍기는 서구식 상가 건물들이 옛날의 그것들과 대조적으로 공존한다는 점인데, 루마니아가 해를 거듭하면서 놀랍게 변하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Philharmonia Orchestra
Philharmonia Orchestra © Andrada Pavel

이와 비례하여 루마니아 국민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 또한 나날이 높아가고 있는데,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 문화 행사로 그들의 국민 음악가 죠르쥬 에네스쿠를 기리는 페스티벌과 콩쿠르가 정부 주관 하에 열리고 있다. 정상급 악단과 솔리스트들의 여름 투어 일정에 빠지지 않는 부쿠레슈티에서 경험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21세기의 파가니니 네만야 라둘로비치의 협연이 여름 끝자락을 축제 분위기로 마무리해 주었다.

신비로운 민속적 정취가 가득한 에네스쿠 교향곡 3번

영국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원래 무대가 아닌 홈 오디오 매니아를 겨냥한 음반 녹음을 위해 1945년에 탄생한 악단인데 이제 여느 유수 악단 못지않게 국제 무대를 누비며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연장 옆에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투어 전용 트럭이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느끼도록 했다.

Le camion du Philharmonia
Le camion du Philharmonia © Marine Park

같은 핀란드 출신 선배인 에사-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의 바톤을 이어받아 이번 2021-2022 시즌부터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산투-마티아스 루발리Santtu-Matias Rouvali는 대담한 제스쳐로 바르톡 무도 모음곡에 담긴 짙은 향토성을 그려 나갔으며, 합창이 포함되는 에네스쿠의 3번 교향곡에서는 방대한 스케일 안에 담긴 신비로움을 에누리 없이 표현해 주었다. 역시 합창이 포함된 스크리아빈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드뷔시의 녹턴Nocturnes과 같은 교향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충분할 만큼 시각적 혹은 서사적 전개를 떠올리는 에네스쿠의 3번 교향곡에 대한 경험은 서방의 무대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작품인 만큼 각별하게 기억에 남았다.

Radio Romania Academic Choir
Radio Romania Academic Choir © Andrada Pavel

세련된 서정성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다음곡인 프로코피에프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의 협연자로 다름 아닌 2001년 에네스쿠 콩쿠르 우승자였던 네만야 라둘로비치가 등장했다. 세르비아 출신이지만 프랑스를 베이스 캠프로 활동하는 그는 팝스타 같은 옷차림, 경쾌하고 캐주얼한 무대 매너와 특유의 쇼맨쉽으로 넓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프로코피에프 협주곡 2악장의 세련된 서정성을 감미롭게 표현하였으며 3악장에서는 고난도의 테크닉을 뽐내며 기괴한 익살스러움을 표현하여 21세기의 파가니니라는 별명을 새삼 실감하도록 했다. 역시 적당한 쇼맨쉽과 초절기교는 관객들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무기다.

GRAND PALACE HALL 9 4 저녁 730

PHILHARMONIA ORCHESTRA, LONDON
RADIO ROMANIA ACADEMIC CHOIR
SANTTU-MATIAS ROUVALI conductor
NEMANJA RADULOVIĆ violin

Bartók Dance Suite Sz. 77
Prokofiev Violin Concerto No. 2 in G minor Op. 63
Enescu Symphony No. 3 in C major Op. 21

Passionnée de musique depuis son plus jeune âge et pianiste accompagnatrice, Marine partage ses émotions au travers de ses chroniques. Elle collabore en tant que rédactrice avec différents médias français et coréens spécialisés dans la musique classique. Diplômée du cursus professionnel « Administrateur / Producteur Projets Musicaux » à l’Université Paris X, Marine est conseillère artistique et développe divers projets artistiq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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